◈넘치는 것 보다 조금 모자랄때◈
새벽녁 날씨가 서늘해서 창문을 닫게 됩니다.
길모퉁이 어디쯤 들국화의 봉오리가
영글어 가겠지요
길을 가다가 덜핀 한송이 들국화 꽃봉오리
꺽어들 때가 다가 옵니다.
꽃가게에 들려 활짝핀 꽃이 이쁘다 하면서
곧 터질것같은 꽃봉오리를 사게 됩니다.
덜핀 꽃에는 여유가 있어보이고
활짝 피기까지의 고운자태를 보기 위해서겠지요
이미 만개한 꽃잎에는
곧 추한모습이 올것이기에 우선 이쁘긴하지만
손길이 잘 가질 않습니다.
이따끔 술을 마셔 보건만
적당한 술기운의 위력은 대단하지요.
없던 용기가 생겨 평소에 잘 쓰지 않던 단어가
부부사이에 흐르기도 하고
괜시리 자식이 더 이뻐보이고 그래서 적당한 술기운이
감도는 날에는 웃음꽃이 피어나는 시간이지요
단, 적당히 기분좋을 만큼의 주량이라는 것에서
나오며 도를 넘어 만취의 흐트러진 모습 앞에서는
상대방에 대한 실망만 늘어납니다.
전에는 그랬답니다.
무엇이든 넘치면 좋은줄 알았지요
금전 행복 사랑은 넘치면 좋은줄만 알았습니다.
넘치면 모자람만 못하다는 것을
지금에는 조금은 알것 같습니다.
중년이란 인생을 바라보는 눈이 성숙해져 있어
욕심도 줄어들게 되고
조금 모자람의 묘미를 알것 같습니다.
음식 앞에서 조금 모자랄때의 작은 아쉬움이 처럼
미련이 남아 먼훗날 다시 찾게되는 음식이 될것입니다.
넘치면 모자람만 못한 이치의 묘미를 새겨 담습니다.
비가 내리고 나더니 날씨가 확연히 달라 졌네요.
건강 잘 챙기며 웃음거리 많은 그런 하루 만들어 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