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라는 놈 무섭기는 무섭습디다
내게는 언제나 꿈이 있었습니다
남들이 그러하듯 제게도 그런
한때는 청운이란 꿈이 있었지요.
그런데...
아~~
글쎄 말이오 자고 일어나니
그런 꿈들이 이제는 내겐 더 이상
어울리지 않는다며 세월이란 놈이
옷을 벗고 바꾸어 입으라 해요.
그래 기가 막혀서
무슨 옷이기에 바꾸어 입으라
하는지 설렘이 앞서며 그래
그 옷 좀 내게 다오 하였더니만
몸뻬 바지를 제게 휭 던져 주며 입으라
하지 않겠습니까.
허!
명랑한 이놈,
세월이란 놈 참으로 무정합디다
무릇 사람은 나이가 들어가면 한풀
꺾이기도 꺾이나 봅니다.
어떡하겠습니까
나목이 되질 않으려면 입어야겠지요
이렇듯 몸뻬 바지를 입고 보니
이제는 젊을 적 길섶에 두고 온 고운 꿈들을
그리려 해도 그릴 수가 없나 봅니다.
참으로
세월이라는 놈 무섭기는 무섭습디다.
- 김용오님의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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